불교여성개발원 ‘사형수 포교’ 현장
자비로운 마음, 따뜻한 이웃⑨
지난 17일 오후1시30분 의왕 서울구치소 법당에서 불교교정위원들과 함께 만난 사형수 이철수(가명, 38세)씨. 환한 미소로 불교교화위원을 맞이하는 선한 동안의 얼굴에다가 부처님께 올릴 공양물을 도맡아 준비한 뒤 곧바로 목탁을 잡고 법회 집전에 나선 이 씨의 모습 어디에도 사형수라는 느낌은 없었다. 단지 수용복 양 가슴부위에 붙은 빨간색 번호판이 이 씨가 사형수임을 전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혹시 출소하게 된다면…
“농촌에서 흙 만지며 살고파”
이 모씨 매일 조석 참회기도
독학으로 목탁 치는 법을 배운 이 씨의 집전에 따라 윤순옥, 이옥타, 김미희 씨 등 불교여성개발원 소속 서울구치소 불교교정위원들은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했다. 이어 가진 개인상담시간은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시작됐다.
“얼굴이 더 좋아졌네요. 좋은 일 있으세요?”
“항상 부처님과 함께 해서 그런가 봐요.”
“날씨가 추워졌는데 건강은 괜찮아요?”
“외풍이 있긴 하지만 심야전기를 통해 난방을 하니 건강하게 잘 지내요.”
<사진> 사형수 이철수(가명.왼쪽)씨가 다과를 하며 개인상담을 펼치고 있다.
1시간30분간 진행된 개인상담시간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사적인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다. 비록 3.34㎡(1.01평)에 불과한 좁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이 씨는 텔레비전과 다양한 서적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불교로 이어졌다. 이 씨는 불교 공부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갖고 있다. 아침에는 반야심경과 천수경 독송 등을 하며 기도하고 저녁에는 참회기도로써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 씨는 불교여성개발원 소속 서울구치소 불교교정위원들과 함께 천일기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 11월22일이 3차기도 300일째 되던 날이었다. 천일기도의 가피인지 1차 천일기도 회향에 즈음해서는 사형수 1명이 무기수로 감형됐으며 2차 기도 회향 즈음에는 2명이 감형을 받았다. 이 씨도 하루하루 기도하며 감형과 출소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 씨는 “수감된 지 1년 정도 됐을 때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교정위원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됐다”면서 “혹시나 출소하게 되면 농촌에서 흙을 만지며 농사를 짓고 살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희망을 밝혔다.
10년 넘게 수용자 교화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순옥(법명 환희심) 불교여성개발원 상임위원은 “불교계도 사형수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교화활동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이날 교정위원들은 이 씨에게 화장품을 선물했다. 이에 이 씨가 교정위원 개개인에게 연하장을 건넸다. 사형수 이 씨에게 주는 것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의 선물을 받은 교정위원들은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며 서울구치소를 나섰다.
의왕=박인탁 기자
[불교신문 2488호/ 12월27일자]
2008-12-24 오후 1:35:26 /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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