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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고광명이요, 청산유수라고 하시더니...
하루전날만 해도 더없이 푸르렀던 하늘이
숭산스님 가시는 날은 아침부터 차가운 겨울비가 내렸었습니다.
나눠주는 비옷을 입고 사람들 사이에 서서
숭산스님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인연을 아쉬워만 할 뿐이었습니다.
외국 스님들의 낯선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왔지만,
숭산스님을 보내는 아쉬움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사고방식이 달랐을 외국인들도 숭산스님의 가르침 속에서
깨달음에 더 가까이 가게 되었을 것을 생각하니
숭산스님의 빈 자리가 더더욱 아쉬웠습니다.
하루 종일 내렸던 비 덕분에 고생이라면 고생이었을 자리였지만,
비 속에서도 활활 타오르던 연기 속에서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스님이 남겨주신 마지막 선물인 듯 했었습니다.
모르는 곳에서 와서 모르는 곳으로 간다고 하신 숭산스님의 마지막 말씀이
또 하나의 가르침이 되어 마음에 깊이 깊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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