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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에 대한 기사를 퍼옵니다. -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해탈문의 가르침'   2004-10-12 (화) 01:27
윤혜영   9,871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 해탈문의 가르침

[주간조선 2004-10-11 15:23]




김영택의 펜화로 보는 한국① / 양산 통도사 불이문(不二門)


불이문을 그리다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불이문 측면 기단이 수평이 아니라 기울어져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단을 쌓은 석수들이 수평 잡는 기술이 부족해서 그랬을까요. 아니지요.



영축총림 통도사를 불가(佛家)의 종가(宗家)라 하는 것은 신라 선덕여왕 15년(646) 자장율사가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을 세우고 문란해진 불교계를 계율로서 정화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스님들이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수계 받은 것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사찰 소유 땅이 560만평이라는 대찰 통도사는 입구로부터 산문, 총림문,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不二門)을 거쳐야 절의 중심 영역에 들어가게 됩니다. 불이문은 통도사 건물 중 대웅전과 함께 잘 지어진 건물로 손꼽힙니다. 처음 지은 것은 고려 충렬왕 31년(1305)이나 현 건물이 언제 중건되었는지 기록이 없습니다.
‘불이’란 본래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불성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부처와 일반의 구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누구나 깨달으면 바로 부처가 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불이문 지역부터 청정도량의 중심부로서 세속의 번뇌를 벗어난다 하여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합니다.


대들보를 코끼리와 호랑이 조각이 이마로 떠받치고 있으며, 대들보 위에 삼각형의 합장재로 장혀를 걸치고 도리를 얹어 서까래를 받치도록 하였습니다. 보기 드문 건축양식입니다. ‘불이문’ 편액은 송나라 미불의 글씨이며 ‘원종제일대가람’은 일주문에 걸렸던 것입니다. 불이문을 그리다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불이문 측면 기단이 수평이 아니라 기울어져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단을 쌓은 석수들이 수평 잡는 기술이 부족해서 그랬을까요. 아니지요.
불이문은 통도사 중심 통로 중 가장 경사가 심한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기단의 높이를 조정하여 경사의 차이가 적어 보이도록 한 것입니다. 앞쪽 기단을 뒤쪽 기단보다 20㎝ 정도 낮게 쌓아놓고 주춧돌과 기둥의 높이를 조정하여 지붕은 수평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현대 기술로는 5층 이상 목조건축 못지어




펜화가는 전생에 통도사에서 불화를 그리던 스님이었답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우연한 계기로 통도사 캘린더를 펜화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아 통도사에서 일년 반을 살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대웅전, 대광명전, 원통방 등 통도사 내의 여러 건물의 기단이 기울어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통도사는 완만한 경사지에 많은 건물들을 지었기 때문에 기단을 수평으로 하면 기단의 한쪽이 모두 오뚝오뚝해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눈에 두드러지지 않을 정도로 기단에 경사를 주어 부자연스러운 것을 줄여 준 것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서양건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막힌 기술이지요. 서양 건축물이 자연 속에서 돌출되어 보이는 반면 우리 건물들은 자연과 어우러져 보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 조상들이 갖고 있던 가람의 조형의식이며 자연친화적 건축 지혜입니다.

건축기술이 현대에 이르러 무척 발달하였다지요. 과연 그럴까요. 신라 선덕여왕 때 황룡사 9층탑을 세웠습니다. 철근 콘크리트가 아닌 나무로만 세운 것입니다. 높이가 80m에 달하는 탑으로 현대식 건물 27층에 해당하는 높이입니다. 현재의 기술로 목조건축을 몇 층까지 지을 수 있을까요. 5층 이상은 지을 수 없답니다. 그래서 조상의 지혜를 되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가 봅니다.

글·그림·사진 = 김영택 펜화가 (hongin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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