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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여성개발원 이사 이영채(2차 108인, 일념장학회 이사장) 인터뷰 기사   2011-03-28 (월)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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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념(一念)장학회 이영채 이사장
경봉 스님 가르침 화두 삼아 한마음으로 인재불사
2011.03.14 16:33 입력 발행호수 : 1088 호 / 발행일 : 2011년 3월 16일



▲30년간 일념으로 불교인재 양성에 매진해 온 이영채 이사장. 그가 도반 10명과 함께 꾸려나가던 일념장학회는 이제 후원회원 80명과 함께하는 탄탄한 장학회로 자리매김했다.






10명이 1억 모아 장학회 설립
16년 간 240명에 장학금 지원


“자넨 이번 생의 연극 무대에서 ‘대원행(大願行)’이라는 역할을 맡은 거라네. 그 큰 원을 인재불사로 삼게. 일념(一念)이라는 호를 줄 터이니 오직 부처님 법을 세상에 알리는 일만 생각하게나.”


통도사 극락암 경봉 스님의 나지막하지만 힘이 들어간 목소리에 젊은 주부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그 순간 뼈 속에 박혀버린 ‘일념’이라는 단어 하나를 거머쥐고 30여 년 동안 오직 불교 인재를 양성하는 일만을 위해 살아 온 사람. 바로 일념장학회 이영채 이사장(72, 대원행)이다.


1995년 대학생, 스님, 청소년 등 총 15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한 지 올해로 16회, 지난 2월 22일에도 일념장학회는 어김없이 15명에게 800만 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종합해보면 지금까지 1억 5천여만 원이 240명의 불교 인재를 키우는 일에 회향된 셈이다. 활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2009년부터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 동명의 장학회를 설립, 3월 15일 세 번째 전달식을 가졌다. 해마다 후원자가 늘어남에 따라 장학금 역시 꾸준히 확대돼 이번 지급에서는 2200만 원이 회향됐다. 일념장학회 회원 10여 명, 동국대 경주캠퍼스 일념장학회 후원자 80여 명으로 운영되는 회원 규모에 비해 상당한 액수다. 이 모든 원력의 시초는 경봉 스님이 그에게 화두처럼 건넨 ‘일념(一念)’ 그 한마디였다.


“학창시절에는 가톨릭 수녀가 되고 싶었어요. 이미 서류까지 접수해 놓은 상황이었죠. 그런데 불교신앙을 가진 어머니께서 반대하셨어요. 할 수 없이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어른께서 소개해 준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그게 불연의 시작이 된 겁니다.”


결혼 후 시어머니 역시 지극한 불자임을 알게 된 그. 비록 수녀가 되진 못했지만 불교를 신앙으로 삼고 기도하는 것 또한 성자의 길과 같을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이 들었다. 때마침 한 친구의 권유로 통도사 극락암을 찾게 됐고 그곳에서 큰 키에 한없이 자상한 미소를 가진 경봉 스님을 만난 것이 1970년 중반의 일이다.


이제 막 첫 아이를 낳은 초보 주부의 눈에 경봉 스님은 ‘큰스님’ 보다는 푸근한 할아버지 같았다. 귀를 쫑긋 세우고 법문을 듣는 그의 모습이 스님의 눈에도 퍽이나 기특하게 보였는지 그의 기억 속에서 스님은 늘 그를 지극히 아껴주었다.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종교보다 스님의 넉넉한 마음이 더 좋아서 절에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경봉 스님께서 부산에 오셨다가 허리를 다치셨어요. 아직 불교를 잘 모를 때였지만 병원 행을 거부하신 스님이 저의 집에서 요양하게 되셨습니다. 그저 잘 모시겠다는 생각에 집안의 주방용품 하나까지 새것으로 바꾸고 공양을 준비했지요. 참 많은 스님들이 다녀가시는 모습을 보면서야 ‘보통 스님이 아니시다’고 알게 된 거죠. 그 때 아픈 몸으로도 반야심경을 쓰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보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 동안 스님을 모신 인연으로 그의 마음속에 불교는 흔들림 없는 이정표가 됐다. 그 길로 결제, 해제 때마다 통도사 극락암에 올라 법문을 듣고 수좌 스님들께 공양 올리기를 거르지 않았다. 경봉 스님 등 당시 제방 대덕 스님들이 등단해 계를 설한 범어사 국제보살계법회에 참석해 법명도 받았다. ‘일념회’를 결성한 것도 이 무렵이다.


“보살계를 받은 저를 부른 스님께서는 ‘일념(一念)’이라는 법호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인재불사를 부탁하셨어요. 극락암을 함께 다니던 도반들이 기다렸다는 듯 동참해 줬고 십일면관세음보살님의 명호를 따라 11명이 출발을 했습니다. 결성 후 첫 불사는 삼보사찰과 비구니 스님 강원이 있는 운문사에 팔만대장경을 법공양하는 일이었지요.”


수녀되려다 결혼으로 불연 맺어
운문사에 팔만대장경 법공양도


부산불교거사림회와 함께 교도소 바닥에 장판을 넣은 일, 밀가루 봉투에 법구경을 프린트해서 천 포대를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시한 일 등 일념회는 인재 불사와 연결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나섰다. 쉼 없이 나눔을 전개하던 그들이 장학회를 만든 것은 부처님 오신 날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됐다. 회원들이 느낀 환희심은 더 큰 틀의 인재불사를 발원했고 그렇게 불과 10여 명이 1억 원을 모아 재단법인을 설립했다.


“특정 기업의 후원도 명망 높은 행정가의 동참도 아니었어요. 출발부터 오직 어머니의 마음이 모인 성과였습니다. 은행 이자로 매년 장학금을 줄 수 있다는 건 정말 신심 나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금리는 낮아지고 장학금액도 줄어만 갔습니다. 자칫하다가는 형식만 남게 될 것 같은 걱정이 앞섰어요. 그 때 문득 경봉 스님께서 반야심경을 쓰시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오랜 세월 간직한 글씨들을 이제 회향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는 가보나 다름없던 스님의 글씨를 들고 나와 도반들을 설득했다. 이처럼 아끼는 작품들을 회향해서 더 견고한 장학회를 만들자고 말이다. 일념장학회 회원은 물론 회원이 아닌 그들의 지인들도 소장품을 아낌없이 희사했다.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위해 선별 작업을 거치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부산 영광도서 갤러리에서 ‘일념장학회’의 이름으로 첫 전시회를 1주일 동안 가졌고 많은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참여로 다시 1억 원이 더 모였다.
전시회를 통해 인재불사의 원력이 다시금 불을 밝히자 이번에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인연이 다가왔다. 평소 전혀 교류가 없었던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한 교계신문에서 일념장학회에 대한 글을 봤다며 그를 초청한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손동진 총장은 “대학에도 인재 양성을 위해 일념장학회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2009년 교류 협약을 맺은 지 3년, 후원 회원제로 시작된 이 불사는 해마다 정기 후원자가 꾸준히 늘어나 80여 명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장학금을 받은 많은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해서 사회 곳곳의 귀한 소임을 맡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마냥 흐뭇하죠. 무엇보다 불자 가족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행복해요. 저 역시 가족을 포교하는 일이 인재불사의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통도사 극락암 시절부터 항상 가족들에게 사찰 행을 권했던 그의 모습에 남편이 먼저 감동했다. 20년 전 부산불교실업인회 창립부터 지금까지 한 결 같이 도반 회원이 된 것은 물론 매일 사경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네 명의 자녀들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일념장학회 후원회원으로 참여한다. 사찰 역시 그에게는 가족의 범주에 포함된다. 통도사 극락암이 시댁이라면 입적한 전 범어사 주지 덕명 스님이 불사한 부산 기장 안적사는 친정 같은 도량이다. 범어사 세계고승법회 당시 유나를 맡았던 덕명 스님의 가르침에 이끌려 찾게 된 안적사에는 스님의 입적 이후에도 신도회 고문을 맡아 사찰 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제 어머니 세대를 지나서 할머니가 되어가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어머니’이고 싶은 마음은 한 결 같습니다. 항상 ‘일념(一念)’을 한자로 써 달라고 부탁하는 이유도 인재불사에 매진하라는 스님의 당부를 새기고 장학회를 만들 당시 발심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스님을 다시 뵙는 날, 일념을 소박하게나마 실천했다고 말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네요.”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영108 자문위원 김장실 예술의 전당 사장 
2차 108인 황옥자 교수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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