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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이렇게 키워요] 민규의 자비심   2004-09-30 (목) 10:14
한주영   8,047

민규의 자비심


대형 상점 대신 동네 가게 애용

어린 마음에도 이웃 배려 ‘감동’





지난 번 글에서 말한 것처럼 민규에게는 두 가지 소원이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과, 또 하나는 쌀을 골고루 나누어 먹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민규에게 왜 통일을 소원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민규는 “사람들이 50년 동안이나 부모님을 만나지도 못하고 있잖아요. 생각해보세요. 제가 만일 엄마, 아빠를 50년 동안이나 만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어요?”하고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오히려 반문한다. 옆에 계시던 할머니는 “그렇지, 그러면 한이 되지” 하신다.

아이들 눈으로 보면 이렇게 간단하고 명료한 문제가 어른들에게는 서로의 이해와 여러 가지 견해가 덧붙여져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로 변하는 거구나 싶었다.또다시 민규에게 물었다. “그럼, 쌀을 골고루 나누어 먹었으면 좋겠다는 건 무슨 뜻이니?” “북한이나 다른 나라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굶고 있잖아요. 쌀을 골고루 나누어 먹으면 그런 일이 없을 것 아니에요.”

요즘은 텔레비전을 많이 보니까 아이들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된다. 그럴 때‘어른들이 옆에서 한마디씩 하는 것이 아이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우리 면 소재지에 큰 마트가 생겼다. 그동안 비슷한 규모의 동네 가게들이 몇 곳 있었는데, 그것들보다 4~5배 큰 마트가 생긴 것이다. 손님들은 그곳으로 몰렸다. 그동안 우리 지역은 싱싱한 생선을 사기가 어려웠는데, 그곳에는 생선코너가 있어 좋았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데 바로 맞은 편 가게는 손님이 없어 한가했다. 다음 번에 또 장을 보러 나왔는데 민규는 마트 앞 가게에는 손님이 없다며 그곳으로 가자고 했다. “이 가게에 손님이 없어서 걱정되니?”라고 물어보니까 “그렇다”고 했다. 우리는 민규의 말에 따라 맞은 편 가게로 갔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는 민규 마음이 자비심 많은 보살 같아 뿌듯했다. 앞으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더욱 키워서 훌륭한 보살로 자라기를 기원하며, 나도 새롭게 발심하게 된다. “부처님, 내 마음 속에 자비가 가득하기를, 모든 사람들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돌보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한주영/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
hjy314@hanmail.net


< 법보신문 2003-06-18/710호 >
 

'[우리 아이 이렇게 키워요] 약이 되는 매, 상처가 되는 매' 
[우리 아이 이렇게 키워요] 고지식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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