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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이렇게 키워요] 첫 아이 임신   2004-09-21 (화) 16:38
한주영   7,988

첫 아이 임신

윤회의 세계관으로 볼 때 임신이란 어떤 인연에 의해 찾아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실 때 부모를 선택하기 위해 세상을 살펴보시고 가장 깨끗한 국토에 깨끗한 부모를 선택하셨던 것처럼, 수많은 보살들이 태어날 곳을 찾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임신은 그분들을 맞이하는 것이고 모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부부들은 임신 전에 100일 기도를 통해 거룩하고 성스럽게 아이를 맞이하기도 합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도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에서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제가 첫 아이를 임신할 때는 어떻게 아이를 맞이하고 기를 것인지 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연로하신 시부모님의 손주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기에, 다른 효도도 못하는 데 그 소원이라도 들어 드리자 싶어서, 그런 단순한 마음으로 첫째 아이를 가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찾아와 준 소중한 인연에 대한 감사함이 적었다는 반성도 들고, 좀더 태교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혹시 그 동안 나 때문에 상처를 받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는지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첫 째 아이를 갖고 온 가족이 기뻐했고, 편안하고 행복한 엄마였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임신임을 확인한 순간 시댁에 전화를 했는데 시아버님이 받으셨습니다. 아버님께 임신했다고 말씀드리자 너무나 기뻐하셨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 일로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시누님들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며느리라나요?)

입덧 심해 고생해도

가족들 따뜻한 관심에

행복한 예비 엄마


입덧이 심했던 나는 추석 차례 지낼 음식을 만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음식 냄새조차 맡을 수 없어서 시어머니한테 다 맡겨놓고 남편 벌초하는 데 따라가 놀다 오기도 했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며느리가 아무데서나 헛구역질을 해 대도 모두가 예쁘게 봐 주셨답니다.

어느 눈이 많이 내린 주말, 제법 배가 불렀던 나는 시댁을 방문하였습니다. 물론 거의 주말마다 가던 길이었지만, 그날은 너무나 특별해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시아버님께서 버스 정류장에서 집 앞까지 한 줄로 눈을 쓸어 놓으신 것입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아버님께서 원하시는 사내아이가 태어나 주었습니다. 효도를 제대로 한 셈입니다. 그때 시아버님 연세가 79세셨으니까, 늦어도 한참 늦은 첫손자를 보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해준 효자로 큰아이는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이제라도 너무나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주영<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

< 법보신문 2003-01-19/691호 >
 

[우리아이 이렇게 키워요] 첫 아이 출산 
[우리아이 이렇게 키워요] 부모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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