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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생일.결혼.회갑의식…불교식으로 해봐요”   2005-10-06 (목) 15:17
불교여성개…   8,823

불교의식은 종교내적으로는 동질성 확보라는 신앙결집의 효과도 있지만 외적으로는 고유의 사상 이념 및 이를 체계적으로 외화시킨 종교의례를 통해 교의체계를 사회화(社會化)시킨다는 의미도 갖는다. 조계종이 발간한 〈통일법요집〉을 근거로 사찰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불교 생일ㆍ결혼ㆍ회갑의식을 소개한다.


생일의식(출생.백일.돌)은 주인공을 소개하는 인사말로 시작된다. 주인공의 소개는 아이의 부모가 나와 직접 진행하며 우선 부부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분위기를 완화시킨 다음 아이의 불교인연, 거는 기대, 덕담 등으로 꾸민다. 이어 삼귀의, 독경, 정근이 진행되고 생일발원, 반야심경, 떡 자르기, 사홍서원, 축하잔치로 마무리한다. 최근에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봉사 등 사회적 회향으로도 변하고 있다. 아이의 백일잔치에 특별한 인연이 없는 홀로 사는 노인들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무료로 대접하는가 하면, 사찰을 찾은 불자들을 대상으로 생일의식을 진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불교 결혼의식은 사찰의 특성과 장소에 따라 다소 차별성을 보이기는 하지만 기본 순서는 동일하다. 사회자의 개식선언을 시작으로 양가부모의 상단점화, 신랑신부 친구 대표가 향(香).등(燈).꽃(花)을 올리는 상법공양, 주례법사 등단, 도량결계로 이어지며 신랑입장, 신부입장, 삼귀의, 고유문 봉독, 상견례, 신랑신부 헌화, 혼인선서, 성혼선언, 주례사, 축가, 신랑신부 연등부촉, 사홍서원, 신랑신부 인사 및 퇴장 순으로 진행된다. 고유문 봉독은 주례스님을 증명으로 부처님 앞에서 신랑신부가 공개적인 약속을 하는 것으로, 주례는 “일곱송이 꽃을 연등 부처님께 바쳤던 선혜보살과 구리선녀의 슬기로움이 이 부부에게 항상 하기”를 축원한다. 주례사는 30분 내외 분량의 법문으로 부부 인연의 중요함과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불교 회갑의식은 생일의식과 동일하게 주인공 소개로부터 시작된다. 회갑의식은 부모의 은혜를 되새기며 부모의 무사 건강과 함께 부모가 부처님의 올바른 깨달음을 증득하기를 바라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일반의식이 〈천수경〉이나 〈금강경〉을 독송하는 데 반해 회갑의식에는 〈부모은중경〉독송을 한다. 무엇보다 회갑의식에서 특이한 점은 차를 올리는 헌다(獻茶)의식이다. 차(茶)는 관세음보살이 중생의 병을 치료할 때 쓰는 감로수이다. 이 감로수를 받아 마시면 몸과 마음에 있는 어떤 병고라도 해소된다고 해서 회갑의식에 헌다의식이 들어가 있다. 당사자를 포함해 모든 가족이 헌다를 하며 한편으로 차 공양을 올리면서 이 세상의 고달파하고 목말라하는 모든 이들이 탐욕과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 청정한 마음을 가지도록 원력을 세우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배재수 기자
dongin21@ibulgyo.com
[불교신문 2120호/ 4월12일자]


윤남진.한주영 씨 부부의 예찬론
“사찰 결혼식…부처님 축복까지 받았어요”


지난 1994년 청화스님 주례로 동국대 서울 캠퍼스 정각원에서 결혼식을 올린 윤남진.한주영씨 부부.


“일반 예식장에서 하는 결혼식은 짧은 시간 내에 여러 쌍이 결혼을 하니 여유도 없고 왠지 상업적인 냄새도 풍기잖아요. 하지만 사찰에서 하면 편안함과 경건함이 더해져 결혼이라는 본래 의미에 더 충실하게 되는 것 같아요”


2년의 연애 끝에 1994년 동국대학교 내 사찰인 ‘정각원’에서 결혼을 한 윤남진ㆍ한주영 부부는 사찰에서 하는 결혼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결혼 당사자들이 종교적인 신념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참석한 내ㆍ외빈들에게 일종의 포교효과도 있는 셈입니다. 한번도 절에 와보지 못한 친척들도 아직까지 좋은 경험이었다고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지요.”


현 조계종 교육원장 청화스님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린 그들은 “사랑하며 사는 것보다 시국을 살피며 정의롭게 살라”는 주례사를 기억하고 있다. 그 인연 때문인지 남편 윤남진(39, 법명 移空)씨는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처장으로, 부인 한주영(37, 법명 靜蓮)씨는 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으로 불교NGO 활동을 하고 있다.


“신부가 예쁘면 주례사가 짧을 것이라고 말하던 스님이 돌연 주례를 길게 해서 당황했다”며 농담을 던지는 남편 윤씨는 “사찰 결혼식이 일반 예식장에서 하는 것보다 경건하고 장엄해 매력이지만 대중화를 위해서 다소 분위기를 완화시키는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남진 한주영씨 부부는 슬하에 2남1녀를 두었으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배재수 기자 dongin21@ibulgyo.com


법정스님의 주례사


나는 오늘 일찍이 안하던 짓을 하게 됐다. 20년 전에 지나가는 말로 대꾸한 말빚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만이 책임을 질 줄 안다.


오늘 짝을 이루는 두 사람도 자신들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 되어 세상에 서겠다’고 했으니(청첩장에 박힌 그들의 말이다) 그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 되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무릇 인간관계는 신의와 예절로써 맺어진다.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그 신의와 예절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부부로 만난 인연을 늘 고맙게 생각하라. 60억 인구이니 30억대 1의 만남이다. 서로 대등한 인격체로 대해야지 집안의 가구처럼 당연한 존재로 생각하지 말라.


각자 자기 식대로 살아오던 사람들끼리 한 집안에서 살아가려면 끝없는 인내가 받쳐 주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지 말고 맞은편의 처지에서 생각한다면 이해와 사랑의 길이 막히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화가 났을 때라도 말을 함부로 쏟아버리지 말라. 말은 업이 되고 씨가 되어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결코 막말을 하지 말라. 둘 사이에 금이 간다. 누가 부부싸움을 칼로 물베기라고 했는가. 싸우고 나면 마음에 금이 간다. 명심하라. 참는 것이 곧 덕이라는 옛말을 잊지 말라.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신속 정확하게 속물이 되고 만다. 공통적인 지적 관심사가 없으면 대화가 단절된다. 대화가 끊어지면 맹목적인 열기도 어느덧 식고 차디찬 의무만 남는다.


삶의 동반자로서 원활한 대화의 지속을 위해, 부모님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숙제를 내주겠다.


숙제 하나, 한 달에 산문집 2권과 시집 1권을 밖에서 빌리지 않고 사서 읽는다. 산문집은 신랑신부가 따로 한 권씩 골라서 바꿔가며 읽고 시집은 두 사람이 함께 선택해서 하루 한 차례씩 적당한 시간에 번갈아가며 낭송한다.


가슴에 녹이 슬면 삶의 리듬을 잃는다. 시를 낭송함으로써 항상 풋풋한 가슴을 지닐 수 있다. 사는 일이 곧 시가 되어야 한다.


1년이면 36권의 산문집과 시집이 집안에 들어온다. 이와 같이 해서 쌓인 책들은 이 다음 자식들에게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의 자취로, 정신의 유산으로 물려주라. 그 어떤 유산보다도 값질 것이다.


숙제 둘, 될 수 있는 한 집안에서 쓰레기를 덜 만들도록 하라. 분에 넘치는 소비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악덕이다.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아예 집안에 들여놓지 말라. 광고에 속지 말고 충동구매를 극복하라. 가진 것이 많을수록 빼앗기는 것 또한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적게 가지고도 멋지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맑고향기롭게’ 제공)


[불교신문 2120호/ 4월12일자]
2005-04-09 오후 3:13:4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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