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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상류로 향하는 연어처럼 탐욕의 사회기류를 거슬러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야   2005-10-06 (목) 14:29
불교여성개…   7,318

한국 방문한 뗀진 빨모 스님


불교여성개발원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뗀진 빨모 스님은 7월 7일 봉은사 법왕루에서 ‘깨달음을 향한 수행과 삶’을 주제로 법문했다. 뗀진 빨모 스님은 이 자리에서 육바라밀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나와 너의 이원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참다운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불자들의 육바라밀 실천을 당부했다. 편집자 주


불자들 중에는 선정과 지혜에만 치우쳐 오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참선이나 명상을 해야만 진정한 불자인데 일상에서 수행하려 하니 참으로 어렵다고 느끼고는 ‘나는 불자 되기 틀렸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불교를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당장 선정 지혜가 생기지 않았더라도 보시와 지계, 인욕, 정진을 실천하려 노력한다면 그는 진정한 불자의 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사진설명>봉은사 법왕루에 운집한 2500여명의 불자들이 뗀진빨모 스님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보시는 재시와 무외시, 법시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이는 마음과 손이 열려있어야 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물질적인 재시도 공덕이 큰 것이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나누어주려는 마음입니다. 현대사회의 속성을 들여다보면 ‘획득’이라는 코드가 삶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획득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 붓는데 이는 탐욕을 기초로 한 삶입니다. 그러나 보시는 사회기조와는 완전히 다르게 무엇인가를 나눠주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한번쯤 경험해 보셨겠지만 무엇인가를 타인에게 줄 때는 행복합니다. 주기 전에 비해 마음이 광대해지는 듯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인도의 한 수행자는 덕망이 높아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그는 불자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으면 누구에게 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내가 타인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으려 하는 생각보다, 내가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나눠주려는 그 마음이 불자가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입니다. 보시 중에서도 부처님 법을 나누어 주는 법시는 그 어느 보시보다 값진 것임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도 독립은 진실·거짓의 대결


지계는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자신을 흔들리지 않도록 해 줍니다. 5계는 2500년 전의 규범이 아니라 영원한 것입니다.


집안에 들어온 곤충 한 마리를 함부로 죽이는 경우가 있는데 불자라면 그래서는 안 됩니다. 한 거대한 외계인이 지구에 와 우리가 벌레 죽이듯 우리를 죽인다고 가상해 보십시오. 우리가 해를 당하고 싶어 하지 않듯이 곤충이나 다른 모든 생명들도 해를 당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내 생명이 귀중하듯 타인은 물론 뭇생명을 존중해야 합니다. 불자는 자신에게 준 것이 아니면 갖지 말아야 합니다. 티베트 스님들은 초대를 받아 가정을 방문했을 때 멋진 물건을 보더라도 감탄을 할지언정 주인의 허락 없이 절대 만지지 않습니다. 내 재산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재산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불자라면 진실해야 합니다.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 하고, 진실을 진실이라 하지 않는 것이 거짓말입니다.


진실은 타인의 마음까지도 단번에 움직일 수 있습니다. 간디가 이끈 인도의 독립운동은 진실과 거짓의 대결이었습니다. 간디는 영국이 지배할 때 인도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은 점을 부각해 영국을 거짓말 하는 나라로 규정지었습니다. 거짓말 하는 영국, 허위의 영국은 결국 진실의 힘에 무너졌습니다. “칼은 내 몸을 다치게 하지만 거치른 말은 나의 마음을 산산조각 낸다”는 티베트 속담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는 말에 상처를 받았습니까? 말을 한 사람은 금방 잊어버리지만 상처 받은 당사자의 가슴은 세월이 가도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불자라면 누구에게라도 듣고 싶지 않은 말을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합니다.
술과 마약은 지혜를 닦아가려는 우리의 마음을 방해하는 큰 요소입니다. 사회에서 매일 일어나는 각종 범죄를 보면 범죄 당시 술이나 마약을 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술과 마약은 오계를 한꺼번에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는 것입니다.


말 한마디가 내 마음 산산조각


인욕이란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 아닙니다. 무조건 억누른 분노는 활화산처럼 언젠가 솟아오르고야 맙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상황을 명료하게 알아차리고 대처를 지혜롭게 해야 합니다. 그 대처 방안은 보통의 경우처럼 욕설이나 폭력이 아니라 자비와 이해가 동반한 것이라야 합니다.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사나운 얼굴을 해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나운 얼굴을 하면서도 공격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자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인욕입니다. 인욕은 상대가 있어야 수련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절망을 안겨 준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나의 인욕을 성장하게 해 주는 사람이라 생각하십시오.


물고기는 물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려 하지만 연어는 물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가려 하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까? 사회 기류와는 반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불자들은 마치 연어의 삶과도 흡사합니다. 불자의 삶이란 다르마와 일상의 삶이 녹아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주변의 가족과 직장 동료 등 타인에게 기쁨을 전하며 살고 있습니까? 타인의 행복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중생의 깨달음을 위해 정진하는 것은 단 몇 시간 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크나큰 원력과 강한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그 원력과 의지가 정진의 밑거름입니다.


마음을 아주 고요하고 평화롭게 한 상태에서 내면을 비춰보는 것이 선정입니다. 명상이나 참선, 염불, 기도 등의 수행은 모두 자신의 불성을 밝히는데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따라서 아침이나 저녁 때 일정 시간을 잡아 수행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 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낮에, 직장이나 집안일을 하는 도중에도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러분들은 지금 방석 위에 앉아 있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다음으로는 자신의 몸을 통해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느껴보십시오. 조금 전과 다른 의식의 변화를 느끼십니까? 지금처럼 자신을 들여다 보려는 의식을 놓지 말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실제로 산스크리트어와 티베트어로 볼 때 ‘깨어있는 마음’이란 ‘기억하는 마음’입니다. ‘깨어있는 마음’의 최대의 적은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보시와, 지계, 인욕, 정진, 선정을 잘 닦은 사람은 좋은 성품을 지닌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깨달은 사람은 아닙니다.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지혜에 대해서는 많은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이것만은 강조하고 싶습니다.


억누른 분노 언젠가 솟아올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기 물이 담긴 컵이 있는데 이것을 제가 타인에게 주었습니다. 이 경우 물을 준 행위만 있을 뿐 지혜가 발현된 것은 아닙니다. 물을 주는 주체, 물을 받는 객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나와 너라는 이원적 사고가 내재돼 있기 때문입니다. 자성은 텅 비어 있는 것이므로 주는 사람도 없고, 받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에고에 집착한 상태에서는 무슨 일을 하든 그것은 지혜로운 행동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세상의 만물만법을 명료하게 보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 삼독이 휩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우주선이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야만 합니다. 그 중력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연료를 태웁니다. 깨달음의 우주로 나아가려는 우리를 삼독이 잡고 있습니다. 우리도 우주선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만 합니다. 바로 육바라밀이 그 에너지입니다. 그 에너지는 산에서만 따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산과 들은 물론 우리 가정과 직장에서도 끊임없이 생성할 수 있습니다.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2005-07-13/811호>
입력일 : 2005-07-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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