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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법보초대석-불교여성개발원 초대원장 이인자 교수   2004-08-24 (화) 16:49
불교여성개…   7,786

법보초대석-불교여성개발원 초대원장 이인자 교수

“3년내 독립법인 설립 위상 높일 터”


한국불교 1600년의 역사를 지탱해 온 힘의 원류는 여성들의 신앙심에서 기인한다는 주장에 이견을 달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국불교에서 여성불자들의 ‘힘’은 가히 가공할 만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여권신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사회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하며 저변을 넓혀 가는 동안에도 불교계 내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는 그다지 밖으로 표출되지 못했다. 여성불자들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여성에 대한 의식변화를 추구하는 동안 침묵의 미덕(?)을 지켜 온 여성 불자들이 드디어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교계 안팎에서 불교에 대한 열정을 가슴에 안고 생활하던 여성들이 11월 27일 ‘불교여성개발원’을 창립한 것.

여성 전문기구 정착 최선
“불교계에서 여성들이 해야할 역할이 한 두 가지가 아닌 만큼 제자리 찾기에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출범한 불교여성개발원. 여성개발원 이인자 초대원장(경기대학교 디자인·공예학부장.61)은 “여성들이 한국불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심점이 없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불교와 여성들의 참 만남이 이루어져 성차별이라는 인류의 묵은 숙제를 해결하고 모든 사람이 똑같이 존중받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을 하게 될 불교계 여성 전문기구”라고 불교여성개발원을 소개했다.

이 원장은 또 “여성개발원은 주축이 여성일 뿐 여성불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현실적으로 힘과 조직, 역할 면에서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평등한 입장에 설 때까지 여성이란 이름을 상징적으로 빌릴 뿐”이라고 개발원 창립의 의의를 전했다.

한 마디로 남성과 여성이라는 구분이 없는, 양성 평등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여성불자들이 신행과 교리 면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원하고 있는 만큼, 교육과 연구에 중점을 두고 이를 바탕으로 신행·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여성불자상을 그려갈 것”이라고 창립에 대한 변을 밝히고 있다. 개발원은 이에 따라 타종교는 물론 종교계 밖의 여성관련 기구들과도 연대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여성불자들이 맹목적으로 불교를 신앙하고 스님을 따라 철새처럼 움직인다”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개발원의 초기 운영의 중심을 여성불자들의 교육과 연구에 두겠다는 뜻이다.

교육-연구-신행활동 병행
그렇다고 여성개발원 창립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전국조직으로의 출범을 제안한 조계종 포교원과 내실에 충실하는 것이 먼저라는 개발원 창립 준비 팀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창립 준비 팀은 여성개발원이 자칫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에 차분하게 진행하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개발원의 성과물이 누적되면 조직은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시냇물이 강을 이루고 강물이 흘러 다시 바다를 이루듯 자연스럽게 조직확대를 꾀해야 한다는 것. 결국 포교원도 이에 동의하고 개발원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함에 따라 상호보완적입장을 견지하게 됐다.

“여성개발원은 대중의 공의를 모아 사업을 전개해 갈 것”이라고 운영의 기본원칙을 밝힌 이 원장은 “불교아카데미를 통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며 교육을 첫 사업으로 꼽았다.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전국 여성불자들의 참여를 늘려 가겠다는 복안이다. 여성개발원은 연구·교육위원회를 비롯해 가정위원회, 여성복지위원회, 대외협력위원회 등 4개 상임위원회를 두고 각각의 사업 전개를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예산 및 인력운용이 당면한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예산·인력 등에서 특정 기관의 지원 없이 독립적인 위치에서 출범할 계획이었으나 여의치 못했다”고 포교원 산하기구로 출범한 배경을 밝히고, “3년내에 별도의 법인체로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나갈 것”이라며 진정한 여성개발원의 위치 확보에 주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종단도 개발원을 구속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여성들의 자발적 참여를 늘리고 기금을 조성할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복지 향상 위한 기금 조성
“부처님은 굳 디자이너”라고 말하는 이 원장. 그녀는 현재 경기대학교 디자인·공예학부장으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시각디자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 원장은 “부처님께서 대중에 따라 그 근기에 맞게 설법을 하신 것은 훌륭한 디자인의 하나”라고 디자인과 불교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능인선원과 문수사를 찾아 개인의 신앙생활을 이어온 이 원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수불자연합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교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교계에 회향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인사 중 한 사람이다.이 원장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지만 절에서는 불자의 한 사람이고, 집에서는 한 가정의 주부이며 시어른을 모시는 며느리일 뿐”이라고 말한다. 자기의 처한 위치에서 그에 맞는 입장을 견지하고 행동하는 것이 곧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길이라는 것이 이 원장의 삶의 철학이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2000-11-29/586호>

 

[목탁소리] '여성의 날' 의미 
[불교신문] 불교여성개발원 신년하례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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