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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불교 뿌리찾아 우바이 재조명할 터"
"앞으로의 여성운동은 시대변화에 따른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합니다."
불교계 대표 여성기구로 불교여성들의 정체성 확립을 목표로 2000년 11월 창립된 불교여성개발원. 이곳에서 지난 3년 2개월 여 간 묵묵히 불교여성들을 위해 일해 온 이화 사무국장을 만났다. 이 씨는 "앞으로의 여성운동은 좀더 여성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불교계 여성운동, 나아가 우리 사회 여성들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시대변화 따른 새로운 방향 모색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으로서 정체성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해 왔지만, 한국에서 일명 여성운동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또 내가 생각하는 여성운동과는 방향도 달랐고요."
3년여 전만 해도 일반 여성들만큼의 관심만 가지고 있었는데, 불교여성개발원에 일하기 시작하면서 이 씨는 자연스럽게 운동가(?)가 됐고, 일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갖고 생각해 보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변화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여성운동에는 여러 가지 방향이 있는데, 그런 방향들은 시대변화에 따라 때를 맞춰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존의 여성운동은 남성의 가부장적인 틀을 깨기 위한 것이었고, 그러기 위해서 여성운동은 투쟁적인 성격을 많이 띄어야만 했다. 하지만 21세기가 도래하면서 이 시대는 여성들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성들의 자비, 보살핌, 따뜻함과 배려를 원했고, 그것에 기대를 가지고 사회변화에 맞춰가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인식변화도 많이 일어났다. 양성평등 등 여성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고, 어느 정도 공감대도 형성됐다.
이런 변화에 따라 여성운동의 방향도 새롭게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이다.
"모든 해답은 불교에 있습니다. 여성운동의 방향도 불교 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 씨는 불교 속에 모든 해답이 들어있는데, 그걸 진행해 나갈 수 있는 학자나 전문인력의 부족이 현재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불교여성에 대한 연구, 기록 절실
한편 불교여성개발원에 거는 주위의 기대나 요청도 많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어떤 확신과 주관을 가지고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 씨는 "차근차근 뿌리를 다지면서 하고 싶은 게 많은데 현실적으로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간혹 딜레마에 빠진다"고 했다. 하지만 "시대적으로 원하는 일과 당장 필요한 일은 아니지만 꼭 해야할 일이 있다면 후자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 했다.
이 씨가 말한 꼭 해야할 일이란, 바로 여성불교에 대한 자료의 수집과 연구다.
조선시대의 불교 억압 속에서도 불교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여성불자들의 역할이 크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 대한 연구가 없다. 곳곳에 자료는 산재돼 있으나 이것을 모아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 작업 시간이나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우선 순위에서도 밀려나게 된다.
"무엇이든 일에 있어서 계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계통을 세우기 위해서는 뿌리가 있어야 하고 뿌리를 알기 위해서는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이 씨는 비구니 스님, 여성불자 등에 대한 기록작업이 중요한데 재정적인 토대나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엄두를 못 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여성 개개인의 인식변화 '최우선'
최근 불교여성개발원이 주최한 텐진 팔모 스님 순회강연회와 여성 리더쉽교육을 통해 이 씨는 또 하나 새로운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제는 여성불자들의 인식도 많이 변화했다는 것.
이제까지 여성불자는 소극적이고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아름다운 여성불자의 모습이라 생각했고, 사찰에서 요구하는 모습도 그런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여성불자들 내면에도 배우고 싶은 욕구와 정열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강연회나 교육을 통해 과연 여성불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고, 그 동안 연구·개발에만 주력하다보니 일반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계기로 불자들에게 불교여성개발원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이런 여성불자들의 변화를 보더라도 새로운 모델 제시는 시급한 과제다. 훌륭한 비구니 스님이나 대보살들에 대한 자료와 기록은 여성불자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사찰내부에서만 대단한 응집력을 가질 뿐, 그것이 외부에 표출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여성 개개인들의 인식변화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불교여성개발원은 조계종 산하단체지만 종단을 초월해야 하고, 여성불자를 넘어야 하고, 또 전체 여성도 넘어 결국엔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최후의 과제"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불교계에 흩어진 수많은 진주를 찾아서 꿰는 작업은 불교여성개발원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손범숙 기자
발행일 : 2005-08-20
작성일 : 2005-08-18 오후 3:02:43
작성자 : 손범숙 / ogong53@manbulshinm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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