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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예방교육은 예방접종 남성이여 불안·편견 버려라
송옥진기자 세상뒷켠
최근 대한불교조계종 종무회의에서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불교여성개발원의 건의를 받아들여 총무원, 포교원 등 조계종의 실무를 맡아보는 종무원들이 성희롱예방교육을 받도록 한 것이다.
명칭은 ‘양성평등한 직장문화 만들기’. 대상자 중에는 일반인인 과장급은 물론 국장급인 스님도 포함되어 있어 속세를 떠난 스님도 양성평등에 동참하려는 종단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교육이 결정되자 남성들은 ‘직장내 성희롱예방교육’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한 남성은 “내가 마치 성희롱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며 교육을 거부했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은 “우리 회사가 성차별하는 회사가 된 것처럼 알려지면 어떻게 하냐”며 교육 자체를 반대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성계에 대해 잘 안다는 모 일간지 기자(남성)도 “혹시 불미스러운 일 있었던 것 아냐?”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이처럼 남성들은 성희롱예방교육에 대해 이유 없는 불안감과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여성들은 “남성들이 같이 받아야 한다”며 교육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자신들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른 채 막연하게 기분 나빴던 ‘성차별’의 문제를 강사가 꼭꼭 짚어주기 때문이다.
직장내 성희롱예방교육은 남녀차별금지법 제7조 제2항과 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에 규정된 의무 조항. 남성들의 불안과 달리 성희롱예방교육은 말 그대로 ‘예방교육’. 뇌염예방접종이나 건조한 날의 산불조심, 공사장의 안전점검처럼 미리 잘 점검해서 사고를 예방하고 서로 다른 성에 대해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법을 배우자는 의미다.
실제로 성희롱예방교육 전문 강사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교육에 왔다가 막상 교육을 받고 난 후, 웃으며 돌아가는 남성들을 자주 본다고 한다. ‘범죄자’ 취급을 당한 것이 아니라 ‘양성평등’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 발견하는 기쁨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남성들의 거부감 때문에 어떤 이들은 ‘성희롱예방교육’의 이름을 순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름이 무엇이든 소수의 회사만이 교육을 실시하고 소수의 사람만이 듣는다면 남성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교육을 실시했는지 여부는 자율적으로 노동부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어 과태료는 유명무실한 제도다.
더욱이 비디오나 교재로 대치할 수도 있어 전문강사를 초청하는 기업은 몇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교육에 대한 시각 차이, 같은 사안에 서로 다른 의견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전문강사의 교육과 비디오 교육의 효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전문강사의 살아있는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하길 바랄 뿐이다.
200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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